선현들의 문집 속 성어를 찾아서 "감정지와"(坎井之蛙)
선현들의 문집 속 성어를 찾아서 "감정지와"(坎井之蛙)
  • 김대현 기자
  • 승인 2021.12.22 10: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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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 감坎(埳) 우물 정井 어조사 지之 개구리 와蛙

구덩이 속의 개구리
식견(識見)이 좁은 사람을 비유할 때 쓰이는 말이다

【뉴스신】선현들의 문집 속 성어를 찾아서 1

【뉴스신】감정지와(坎井之蛙) 백운 김대현 작
【뉴스신】감정지와(坎井之蛙) 백운 김대현 작

구덩이 감() 우물 정어조사 지개구리 와蛙 '구덩이 속의 개구리' 식견(識見)이 좁은 사람을 비유할 때 쓰이는 말이다.

이 감정지와 성어는 순자(荀子) 장자(莊子)에 나오는 성어지만 우리선현들이 남긴 문집 안에서도 즐겨 쓰이는 성어로서 조선시대 편찬된 동문선(東文選)에 고려시대의 문신 학자 김부식(金富軾 1075 ~ 1151)선생의 세 번째 사직 상소인 삼사표(三辭表)에 그 용례가 있어 그 중 한 구절을 발췌하여 소개하여 본다.

伏望俯憐愚懇 特降兪音

복망부련우간 특강유음

則埳井之蛙 期入休於缺甃

즉감정지와 기입휴어결추

江湖之鳥 免眩視於大牢

강호지조 면현시어대뢰

區區之誠 期於得請

구구지성 기어득청

엎드려 바라오니, 어리석은 간절함을 가련히 여기시어 특별히 임금님의 대답을 내려 주시오면 즉 우물 안의 개구리가 우물 벽 돌 틈에 붙어서 숨 쉬며 지낼 것을 기약드리오니, 강호(江湖)의 새가 큰 우리(둥지)를 보는데 어둔함을 면하게 하소서! 구구한 정성으로 청하오니 대답 얻기를 기대합니다.

위의 구절처럼 대학자도 자기를 스스로 낮춰 우물 안의 개구리로 욕심을 버리고 그 우물 안에 돌 틈에 끼여 붙어서 여생을 살고 싶다하시는데 반대로 우리 사회는 진짜 감정지와 우물 안의 개구리로 살면서 이 세상 모두를 다 아는 양하며 으스대며 사시는 분들이 세상에는 더러 있다.

더 이상 관직의 욕심을 버리고 편안히 퇴직하여 집안에 앉아서 그냥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며 올린 사직상소가 거절된다면 또 관직에 머물러야 하는 것도 아픈 고통일수도 있겠다.

김부식 선생은 스스로 자기의 자세를 최대한 낮춰서 상소를 올렸지만 요즈음의 세상사는 아는 것도 실로 별로 없으면서 으스대며 거들먹거리는 부류나 왕고집을 부리는 인사들이 지면에 오르내리는 것을 많이본다.

또한 나 자신을 돌아서 생각해보면 자신도 그런 적이 있음을 발견하고 그때, ? 그랬지!” 하고 뉘우칠 때가 있었던 것을 돌아서 생각을 해보면 필자도 분명 우물 안 개구리의 한 부류임에 틀림없지 않나 생각에 미친다.

감정지와 비록 우물 안의 개구리지만 그 우물 안에 살면서 우물 안의 모든 것을 다 간파하여 알 수 있다면 그것도 족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전서체로 붓 들고 휘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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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수 2021-12-22 23:21:14
좋은 내용이네요 계속 연재해 주셨으면합니다